중3, 그러니까 예비고들이 고등학교 입학 원서를 쓸 시기가 다가오면 많은 학생들이 '한국외대부고'를 떠올리게 되지요.
전국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들고 화려한 대학 진학 실적을 자랑하는 학교니까요.
하지만 외대부고 출신으로 멘토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무작정 '좋은 학교니까 가면 무조건 유리하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외대부고의 면학 분위기 : 모두가 공부하는 분위기다?
외대부고의 가장 큰 장점은 공부 분위기입니다.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고, 학업에 관한 좋은 정보를 서로 공유합니다.
덕분에 특정 자료를 구할 수 있는 어떤 학원, 좋은 공부 자료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습실 환경도 훌륭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있는 학생에게는 정말 최고의 환경입니다.
경쟁은 냉정하다
문제는, 이 학교에서 '조금' 해서는 버틸 수 없다는 점입니다.
멘토는 암기 과목이 약했는데요. 한국사에서 80점을 받아도 7등급이 나왔습니다.
모두가 잘하니, 조금만 밀려도 등급이 확 떨어집니다.
수시를 목표로 꾸준히 전 과목을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정시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지죠.
뱀의 머리보다 용의 꼬리가 낫다?
많은 부모님들이 "외대부고는 꼴찌여도 대학 잘 간다"는 말을 하는데요. 외대부고 졸업생의 입장에선 용의 꼬리가 되면 수시에서 기회가 거의 없다는 걸 경험해봤기 때문에 별로 동의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
상위권이 전부 수시를 장악하고 하위권은 정시로 갈아타지만, 내신이 무너진 상태라면 정시를 준비 한다 해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것보다 들어가서 성적을 유지하는게 훨씬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각오를 하고, 점수나 등급에 휘말리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공부할 수 있다면 외대부고를 추천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칫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점수에 치여 공부 의욕을 잃고 수시의 기회와 정시 공부의 발판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의 양면성
다들 아시다시피 외대부고는 기숙사 생활이지요. 왔다 갔다 이동시간 낭비 없이 공부에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부모님의 시야를 벗어나서 놀기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다면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공부하는 친구들이 모여 끝까지 달리는 분위기
외대부고에서 7-8등급을 받는 학생도 한 두 과목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는 드물지요. 2학년 이후에는 수능 준비로 전환하는 학생이 많아 어찌되었건 끝까지 책을 붙들고 있는 자세는 유지가 됩니다. 이 점은 일반고와 확실히 다른 장점이 됩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예비고생이라면 외대부고를 추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있다
암기/이해 과목 모두 전 과목 관리를 할 자신이 있다
상위권에서 경쟁하면서 좋은 학습 정보와 높은 수준의 학습 분위기를 활용하고 싶다
반대로,
기복이 심하고 과목별 편차가 크다
자기통제력이 약하다
'외대부고 들어가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이런 경우라면 일반고에서 상위권을 지키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분명, 많은 학생들이 외대부고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그만큼 입학 경쟁도 치열한 학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보장되진 않습니다.
자신의 학습 습관과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나의 장점을 더 키워주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학교를 현명하게 선택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