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중간고사 국어 40점 상승, 이렇게 지도했습니다
– 암기를 안 하던 학생, 필사와 문법 기초로 다시 세우기

7월에 처음 만난 이 학생은 2학기 중간고사 직전까지 국어 점수가 50점대였습니다. 다니는 학교는 기출을 공개하지 않는 학교였고, 서울대를 매년 여러 명씩 보내는 상위권 학교라기보다는, 내신 난도가 아주 높게 설계된 곳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도 외부 지문 없이 교과서, 프린트, 모의고사 인문 지문 연계 정도로 범위가 잡히는, “정해진 범위를 얼마나 정확히 공부했느냐”가 중요한 스타일의 학교였습니다. 문제는 학생 본인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스스로 암기를 하지 않는 학생이었고, 시키지 않으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앉아서 오래 버티는 습관도 부족해 문제를 풀다 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 가서 혼자 해올 것”을 기대하기보다, 수업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공부를 ‘지금 여기에서’ 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고1 이하 학생에게는 체력 자체가 공부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틈틈이 운동을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포인트
학교 난이도·출제경향을 먼저 읽고 그에 맞는 전략 설계
“집에서 혼자 할 것”을 기대하지 않고, 수업 시간 안에서 공부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집중력·체력 문제도 학습 계획의 일부로 보고 운동까지 함께 주문하기

1. 찔끔 공부 → 선순환으로 바꾸기: 쓰면서 외우게 만들기
많은 학생들이 조금 공부해 보고 점수가 안 나오면 “나는 안 되나 보다” 하고 금방 포기합니다. 이 학생도 그 전형적인 패턴 속에 있었고, 무엇보다 ‘암기’ 자체를 피하는 타입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량을 눈앞에서 확실히 쌓아 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코넬 노트를 활용해 필기를 시켰고, 그 노트를 시험 범위 내용으로 꽉 채우게 했습니다. 제가 지도한 학생들 중 코넬 노트를 그렇게 끝까지 채운 학생은 이 친구가 처음이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대신, 프린트에 빈칸을 만들어 두고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채우게 했고, 시험 직전에는 그 공란을 통째로 다시 한 번 ‘깡으로’ 쓰게 했습니다. 무식해 보일 수 있지만, 내신 국어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쓰면서 외우는 과정을 통해 “공부를 찔끔 하고 말던 학생”에서 “최소한 수업 시간에는 끝까지 버텨 보는 학생”으로 바꾸는 것이 1차 목표였습니다. 특히 시험 전날 수업이 중요했는데, 체력적으로 한계가 와서 잠깐 졸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필사와 암기를 이어 가려는 모습 자체가 이전과는 다른 큰 변화였습니다.
이 단계에서 강조한 것
암기를 피하는 학생에게는 “쓰면서 외우는 시스템(코넬 노트, 필사)”을 강제로라도 장착시키기
프린트·빈칸 자료를 활용해 “눈으로 보는 공부”를 “손으로 채우는 공부”로 전환
시험 전날까지 필사를 이어 가며 ‘끝까지 버티는 경험’을 만들어 선순환의 출발점으로 삼기
2. 중세국어 대비: 현행 문법 기초부터 다시 세우기
이번 시험 범위의 핵심은 중세국어였습니다. 중세국어는 교재에서도 늘 마지막에 나오고, 현행 문법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선행체언’ 같은 기본 용어부터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중세국어 주격조사가 세 가지 형태로 나올 때, 선행체언이 자음으로 끝나는지, 모음으로 끝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을 이해하려면, 최소한 현행 문법에서 체언·조사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름방학 때부터 2학기 시험 범위를 먼저 물어본 뒤, 중세국어 파트에 들어가기 전에 현행 국어문법 파트를 한 번 짚고 가는 방식으로 수업을 설계했습니다. 문법 용어를 다시 정의해 주고, 그 위에 중세국어 문법을 얹는 식으로 구조를 잡아 준 것이죠. 학교 내신 난도가 ‘아주 어렵게 꼬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렇게 기초 용어를 정확히 이해시키고, 범위 안 내용을 필사와 암기로 반복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문법 파트 핵심 정리
중세국어는 ‘현행 문법 이해’를 전제로 하는 단원이라는 점을 먼저 설명
선행체언, 조사 등 기본 용어를 다시 정의하며 용어 공포를 줄이기
학교 난이도에 맞춰 “기초 개념 + 범위 내 내용 반복”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단순화

3. 50점대에서 90점까지, 그리고 다음 기말고사 계획
결과적으로 이 학생의 2학기 중간고사 국어 점수는 50점대에서 90점으로, 무려 40점이 올랐습니다. 시험은 예상대로 외부 지문 없이 교과 과정과 프린트 중심으로 출제되었고, 우리가 수업 시간에 쓰면서 외운 내용들이 그대로 문제에 반영되었습니다. 물론 시험이 너무 어렵게 나오지 않았다는 운도 있었지만, 그 기회를 실제 점수로 연결시킨 것은 수업 시간 내내 필사를 버티고, 코넬 노트를 채우고, 중세국어 문법을 기초부터 다시 이해하려고 했던 학생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다음 기말고사까지는 동일한 공부 원칙을 유지하면서 범위를 조금 더 넓힐 계획입니다. 문법에서는 중세국어 외에 현행 문법 다른 단원들까지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고, 독서·문학 파트에서도 “쓰면서 정리하는 노트”를 이어 갈 생각입니다. 또, 지금까지는 선생님과 함께 있을 때 공부량을 최대한 채워 넣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짧게라도 스스로 필사하고 복습하는 시간을 하루 20~30분이라도 가져 보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월에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암기를 피하던 학생이, 이제는 필기와 필사를 통해 점수를 올린 경험을 한 만큼, 이 선순환을 끊기지 않게 이어 가는 것이 다음 시험까지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성과 & 다음 단계 체크포인트
50점대 → 90점: “필사 + 기초 문법 재정리”가 점수로 바로 연결된 첫 사례
다음 기말까지도 같은 원칙 유지: 코넬 노트·필사·범위 내 개념 반복
이제는 수업 시간 중심 → ‘하루 20~30분 자기 필사·복습’으로 스스로 하는 공부 비중을 조금씩 늘리기
점수 반전을 만들고 싶다면, 학생의 공부습관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필요한 공부방법을 처방하되,
학생의 상황에 맞춰 설계, 진행한다면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