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의 첫째 요건, 절대적인 공부량
공부에 있어서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절대적인 공부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책상 앞에 몇 시간을 앉아 있느냐를 떠나서, 집중 상태에서 공부를 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공부의 첫걸음입니다. 솔직히, 소위 '나만의 공부법'이라든지 '학습 전략'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부가적인 요소입니다. 많이들 공부법과 전략을 먼저 세우고 공부에 임하려고 하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습관이나 전략이 미숙하더라도, 일단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공부의 첫걸음입니다.
저도 중학교 시절 영재고 대비를 하면서, 특별히 공부법이나 과목별 시간분배를 잘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느 특목고 수험생들처럼 저도 학원에서 고교 입시를 준비했었는데,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서 밤 12시~1시까지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 과정을 매일 반복하니, 절대적인 공부량의 누적은 상당했습니다. 흔히들 궁금해 하는, '나만의 공부법' 같은 것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때의 제 공부 습관은 아직 미숙했습니다. 공부 도중에 졸리면 잤고, 힘들면 쉬는 등 균형 있는 공부 습관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 습관이나 전략이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더라도 일단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했고, 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고자 노력했습니다. 비록 효율적이지 않을지라도 절대적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 또 노력하는 태도가 일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숙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 누적된 시간들 덕분에 결과적으로 영재고에 입학하게 되어 그 이후의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의 기초체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의 둘째 요건, 학습 전략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좀 달랐습니다. 모두가 한정된 시간 안에서 더 많은 양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학습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졸업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기숙사 학교였는데, 기숙사 학교 중에서도 늦게 끝나는 수업과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일정 때문에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밤 11시 반에 자습 시간이 끝나면 무조건 방으로 올라가서 자야 하는 규칙이 있었고, 하루마다 정해진 시간만큼만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시간만큼 공부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세운 학습 전략은 메타인지를 통한 시간분배였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학교에서 준비해야 하는 여러 과목들에 있어서 제 스스로 성취도를 평가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로 생각한 성취도를 바탕으로 과목별 공부 시간을 분배해, 성취도가 부족한 과목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세밀하게 들여다 보았습니다. 원래 공부에 있어서 시간 활용을 자유롭게 하는 편이었는데, 개인적인 성취도에 따라서 시간을 분배하는 것만으로도 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보통 학생들을 보면 자기가 잘 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많이들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것을 중심으로 공부했고, 거기서 나름의 경쟁력을 얻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서 휴식시간을 설정하는 등 공부의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앞선 이야기들은 학습 전략이니 계획이니 이야기할 때 흔히들 하는 말들입니다. 사실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이제 막 학교에서 진도를 나간 학생에게, 시험 직전 마무리용 학습 전략을 세운다면, 제대로 공부가 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상태를 진단하고, 학습 전략과 목표를 세우려고 스스로 시도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에게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런 점들입니다. 학습 전략을 세우고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을 수립하는 것은 꾸준히 시간을 쏟아야 가능합니다. 특별한 노트 필기법, 암기법같은 어렵고 복잡한 공부 스킬을 전수하기보다는, 학생과 함께하며 학생에게 맞는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시간을 관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확보됐다면 그것을 잘 활용하게끔 시간 관리를 하는 것도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영재고 출신 선배의 과학 공부 요령
이과를 선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네 과학 과목 중 두 개를 골라서 배우고, 수능에서 과학탐구로 응시합니다. 제가 졸업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학교 특성상 물화생지 모든 과학 과목 수업을 수강하게끔 합니다. 과학 전과목을 다 들어본 입장에서, 과학 공부에 요령이 있다면, 과목마다 다른 공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듯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은 암기의 비중이 높고, 물리와 화학은 이해와 공식 활용의 비중이 높습니다. 과목에서 비중을 두는 부분이 다르니 그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도 달라집니다. 가령, 저의 경우에는 물리나 화학은 노트 정리보다는 문제 풀이를 통해서 식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노트 정리는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에 대해서만 노트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과학 공부를 했습니다. 생명과학은 그 중에서도 특히 암기가 중요한 부분이라, 특히 더 자세히 노트필기를 했습니다.
과학 과목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호기심입니다. '이건 왜 이럴까?' '특정 상황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하는 호기심은 인류가 기초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원초적으로 가져온 물음입니다. 복잡한 수식이나, 문제풀이만 놓고보면 과학을 배우는 것은 재미 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과학기술이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은,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인류의 호기심이 즐거운 것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문제들과 숫자들에 질색하기 전에, 과학이 설명해주는 자연의 현상에 대해 흥미를 갖고, 호기심을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학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