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과목은 피하는게 아니라 버텨내는 거야”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이과생들 중엔 국어와 영어를 넘기 힘든 산처럼 여기는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영어는 "싫은데 해야만 하는 과목" 이라는 점에서 괴롭기까지 하죠.
여러분들과 똑같이 "영어가 너무 싫어서 공부하기 싫었다" 고 얘기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근데, 지금 서울대 재학중입니다. :)
지금은 사회적 지위(?)와 체면(!) 때문에 자신이 영어 8-9등급이었단 사실을 밝히고 싶어하지 않을테니 :)
실명 대신, 주명이라고 불러주겠습니다.
주명이는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생이었고 국어와 영어가 정말 싫었어요. 하지만 싫은 것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 덕분에 결국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정면으로 맞섰냐고요? 그 얘기를 지금부터 풀어보려 합니다.
영어는 좋아해야만 잘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주명이는 영어를 너무 싫어해서 중학교 때부터 성적이 바닥이었습니다.
그냥 비유적인 표현으로 바닥이 아니라, 진짜 8-9등급을 오가는 성적이었어요.
아예 영어는 손도 안 대는 상태였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영어를 공부할 바엔 차라리 쉬는게 낫겠다고 생각해요"
할 정도였죠.
그래서 공부 전략을 바꿨습니다.
시간을 내서, 책상 앞에 앉아서 쥐어짜면서 공부하는게 아니라 '공부하기 어려운 시간을 활용하자' 로요.
예를 들면 영어단어 암기는 버스 안에서, 쉬는 시간 5-10분 동안에, 자기 전 5분간 하는 걸로 배치했습니다.
다른 과목은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배정하고, 영어는 그 틈새 시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꾸준함을 만들어냈죠.
하루 30분, 싫어도 무조건 영어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확보하라
싫은 과목은 사람 심리상 '내일 하자'가 되기 십상입니다. 내일이 또다시 내일이 되고 계속 미뤄지다 보면 결국 영어는 손도 안 대는 과목이 되고 말지요. 그래서 이 부분에 주목하여, "매일 30분은 무조건 영어를 보자" 로 만든 겁니다.
다른 과목들은 자연스럽게 공부시간 안에 건드려보게 되지만, 영어는 피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시간을 정한 겁니다. 대신 짧게 짧게 나눠서 집중도를 높이려고 했습니다. 싫어도 매일 하게 만들었고 그게 하루 하루 쌓이다 보니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 확보를 하게 되어 저녁 먹고 난 후의 1시간은 영어공부시간을 잡게 되었고 공부량이 늘어나면서 점수의 변화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누가 이렇게 공부해서 만점 받았다더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순환을 가져오려면 자신에게 맞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멘토들은 이 친구의 영어공부를 위해, 남들이 권장하는 문제집과 교재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1단계 영어단어 공부방법

단어 공부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투리 시간을 고정해두고 꾸준하게 공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교재 선정도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교재라 해도 학생이 흥미를 갖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했죠.
주명이가 유머와 말장난이 있는 구성으로 지루하지 않다고 고른 단어장입니다. 혹 주명이처럼 경선식 영단어를 선택할 친구들이 있다면 단순히 재미삼아 보는 것만으론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록은 휴대용으로 들고다니면서 보고, 본책은 예문까지 함께 볼 것을 꼭 당부합니다.
일단, 단어부터 익숙해지게 만들어서 지문이 해석되게끔 고 거기에서 출발하여 문장과 글의 구조를 파악하도록 공부의 방향을 끌어갔습니다.
2단계 지문 해석하기
일단 단어를 알고 있으니 일부 해석은 됩니다만, 그 정도로는 그저 그런 점수밖에 나오지 않아요. 문장의 구조를 제대로 알고 정확하게 해석해야 하는데요. 이 때, 지문을 읽으면서 시간 제한을 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보통 영어공부할 때 모의고사 시간 압박(70분에 45문제 >> 지문당 1분 30초를 할애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시간 압박 훈련이 필요한 경우는 적어도 3등급 이상이 되는 친구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영어가 싫고 성적이 저조한 상태라면 시간 압박의 부담을 지금부터 느낄 필요는 없어요. 주명이와 비슷한 친구들이라면 지금은
"일단 제대로 이해하는 것부터"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부터 하세요.
단어와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일정 수준이 되면 그 때 가서 시간압박(타임어택) 훈련을 해도 좋아요.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공부할 때 꼭 기억할 것
"싫어도 안 하면 안 된다" 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앉아서 공부를 못하는 시간을 써먹어라
아무리 싫어도 하루 30분 이상은 영어에 할애해라
교재 선정은 나한테 맞춰서, 내가 재미있겠다 싶은 구성의 교재면 최상의 선택!
단어를 영단어-한글 뜻 1대1 대응식으로 외우면 효과가 반감 - 반드시 예문과 함께 볼 것
독해 연습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부터 먼저!
이과생들이 영어를 기피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마치 문과 학생들이 수학을 피하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하지만 서울대는 '좋아하는 과목만 잘하는 학생'을 뽑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과목도 자기 방식으로 꾸준히 버텨낸 사람을 알아보려고 하는 겁니다.
싫다고 피해도 되는 과목이었다면 서울대는 진작 영어를 수능 과목에서 뺐겠죠~
목표가 있다면, 싫은 과목도 버티세요.
하루 30분, 그것도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만들어보세요.
그 작은 디딤돌을 매일 쌓아가면,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맛보게 될 겁니다.